안녕하세요, 도너스의 박찬진입니다. 저는 도너스 팀에서 세일즈/마케팅 업무를 맡고 있는데요, 2018년 11월에는 도너스에서 직접 개최한 도너스 콜라보레이트 2018 행사운영을 담당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도너스 팀도, 그리고 저도 처음 운영해 본 행사였습니다. 그만큼 아쉬운 점들이 있었지만, 많은 분들이 세션 발표와 토의들에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으시고, 도너스 팀 및 다른 청중과도 자유롭게 네트워킹을 하며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알려 주셔서 저와 도너스팀 모두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이번 행사운영에서 얻은 경험 중 함께 나누면 좋을만한 인사이트를 8개 추려서 공유합니다. 특히 행사운영을 앞두고 계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목차]
- 현장 질문은 온라인 플랫폼으로 받기
- 행사 현장에도 UX 담당자가 필요하다
- 신청자 연락처 통합하기
- 리허설은 선택이 아닌 필수
- 연사에게 행사 전에 스크립트 요청하기
- 행사장에 배치하는 물품들은 모두 행사일 전에 포장까지 뜯어서 확인하기
- 청중 접수는 한 명도 빠짐없이 진행하고 대리참석 여부까지 확인하기
- 행사장 세팅을 복구해야 한다면 사진을 미리 찍는다


1. 현장 질문은 온라인 플랫폼으로 받기
촉박한 행사시간을 고려할 때 현장에서 청중에게 마이크를 건내서 질문을 직접 듣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실행하기 어려웠습니다. 좋은 방법을 찾던 중 sli.do라는 온라인 문의 플랫폼을 활용해서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실시간으로 문의를 받기로 했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이게도(?) 패널토의 시간에 답변을 모두 해드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질문이 접수 되었습니다. 그래서 행사가 끝난 후 서면으로 답변을 작성하여 참가자들에게 전달해 드리는 방법을 활용하였습니다.
청중에게 좋은 질문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답변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드리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이번 행사에서는 행사 당일에 질의응답 방식에 대한 공지를 했는데 행사가 시작되기 며칠 전부터 서면으로 질의응답이 가능하다는 점을 알린린다면 더욱 풍성한 질의응답이 진행되었을 것 같습니다.

2. 행사 현장에도 UX 담당자가 필요하다
행사 초반에 온라인 문의 플랫폼에 ‘옥상 쪽 문이 열려 있어 조금 추운 것 같다’는 문의가 올라왔습니다. 문의를 보고 깜짝 놀라 옥상으로 달려가 보니 실제로 문이 열려 있었고, 설상가상으로 천장에 위치한 대형 팬이 평소와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서 난방열을 옥상으로 날려보내고 있었습니다. 난방 설정을 정상으로 바꾼 다음 온라인 문의 플랫폼에도 난방 관련 조치를 취했다고 안내를 드렸지만, 큰 공간이 다시 충분히 따뜻해지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좌석에서 떨어져 있던 저는 실내가 점차 따뜻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추워지고 있는 상황을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특히 행사 초반에 발표 음향과 화면에 집중하느라 온도 변화를 체감하지 못했고, 청중 일부가 쌀쌀한 온도에 외투를 다시 입는 모습도 미처 살피지 못했습니다.

다음 행사에서는 행사 현장의 경험을 중점적으로 챙기는 UX 담당자를 지정하여 문제를 해결할 계획입니다. UX 담당자의 역할은 행사장의 주요 구역과 동선에 대한 최적의 환경을 결정하고 이를 체크리스트로 만들어서 지속적으로 챙기는 것입니다. 백화점에서 화장실의 위생상태를 매 시간마다 채크하는 것처럼 UX 담당자는 매 시간 여러 좌석에도 직접 앉아 보고, 발표 음성도 들어보고, 정수기도 작동시켜 보면서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처음에는 괜찮았던 구역도 시간이 지나면서 어지럽혀 지거나 파손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여기는 더웠지만 저기는 추웠다 : 온도조절 시스템의 위치나 작동방식에 따라 공간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 여기는 보였지만 저기는 안 보였다 : 청중간에 스크린을 가리거나, 특정 시야각에서는 스크린이 잘 안 보일 수 있다.
- 여기는 들렸지만 저기는 안 들렸다(또는 소리가 너무 크다) : 공간별로 배치된 스피커와 청중 사이의 거리가 다를 수 있다.
3. 신청자 연락처 통합하기
이번 행사는 4개의 채널(온오프믹스, 구글설문지, 이메일, 전화)를 함께 사용해 참가신청을 받았습니다. 분산되는 데이터를 이중으로 관리하는 불편함을 줄이고자 정원이 한 차례 마감된 다음부터는 모든 청중 연락처를 도너스 솔루션에 통합해서 관리했습니다. 참가 정보를 수정하거나 취소하는 경우, 중복 신청이 된 경우 등 데이터가 변경되는 모든 사항은 도너스 솔루션 하나로 통합했습니다.
데이터를 통합해서 관리한 이유는 업데이트된 연락처를 대상으로 메시지를 즉시 보내기 위해서였습니다. 신청자 명단 DB와 발송 DB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문자/이메일을 보내려 할 때마다 (1)연락처의 업데이트 최신여부를 확인하고 (2)연락처를 다운로드한 다음 (3)외부 문자/이메일 발송 서비스에 연락처를 각각 업로드한 후 (4)비로소 발송하는 절차를 겪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4. 리허설은 선택이 아닌 필수
행사장 정책상, 행사일 전에 미리 세팅을 하는 것이 불가능했고 행사시작 전까지 행사장 세팅시간은 최대 2시간도 되지 않아서 연사는 실제 무대에서 발표 리허설을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리허설을 진행하지 못한 것은 몇 가지 아쉬운 결과들로 돌아왔습니다.

도너스 콜라보레이트에서는 연사가 보다 적극적이고 편하게 발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무선 헤드마이크를 대여해서 사용했습니다. 무선 헤드마이크를 사용하니 실제로 바디랭귀지 표현도 풍성해져서 발표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연사가 무선 헤드마이크를 착용하고 갑자기 몸을 돌리는 등 큰 동작을 하자 음향이 중간중간 끊기기 시작했습니다. 무선 헤드마이크를 착용하면 신체활동 범위가 커지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였습니다. 연사마다 움직임의 크기가 다를 수 있다는 점까지는 미처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행사장에서 대여한 발표용 리모콘은 작동 감도가 낮아서 노트북을 잘 가리키며 리모콘을 클릭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발표를 하면서 이를 의식하지 못한 연사들이 노트북이 아닌 프로젝터를 가리키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몸에 익지 않았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노트북이 아닌 프로젝터를 가리킨 것입니다.

만약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실제 무대에서 리허설을 진행하기 어렵다면, 별도의 장소(예시. 무대 뒤, 연사대기실)에서라도 무대에서 사용하게 될 전자장비를 가지고 리허설을 꼭 하시기를 권장드립니다. 예상하지 못한 연사의 발표 습관 등 위험요소를 미리 포착할 수 있고, 연사들이 발표 환경에 적응할 수 있어서 매끄러운 발표에 도움이 됩니다.

5. 연사에게 행사 전에 스크립트 요청하기
연사가 준비한 컨텐츠를 청중들에게 최대한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주어진 발표시간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이 생기곤 합니다(그 외에도 발표화면 및 음향 등에 문제가 생겨서 발표 시간이 소모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번 도너스 행사에서도 연사 발표시간이 지연되면서 토의시간과 브레이크타임이 많이 축소되었고, 행사 종료 시간도 늦어졌습니다.
타이머를 연사에게 잘 보이도록 크게 배치하고, 스태프가 시간 경과를 지속적으로 체크해 드린다 하더라도 현장에서 발표시간을 100% 통제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방송 전문가들이 진행하는 각종 시상식 행사도 시간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유는 수상자가 누구이고 수상소감을 얼마나 오래 이야기할지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여러 행사에서 연사에게 스크립트를 요청하는 것에는 발표시간을 최대한 정확히 파악하고, 혹시 너무 발표내용이 많을 경우 연사와 조율을 하기 위한 이유가 있습니다. 물론 발표자료를 받기는 하지만, 발표자료 만으로는 연사가 얼마나 많은 내용을 전달할지 확실히 가늠하기 어렵습니다(1장의 장표로도 1시간을 넘게 이야기하실 수 있는 연사들이 많습니다). 연사 발표가 있는 행사를 준비하신다면, 스크립트까지 미리 요청하고 만약 발표 분량이 많은 경우에는 연사 분에게 정중히 시간 관계상 조정이 필요할 수 있음을 안내해 주세요.
이번에 연사별 발표시간이었던 15분은 컨텐츠를 풍부하게 전달하기에는 너무 촉박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세상을 바꾸는 시간(세바시) 처럼 15분 안에 압축한 컨텐츠를 전달하는 방식도 있지만, 이마저도 행사일 현장에서 리허설을 제대로 진행해서 기술적인 리스크는 하나도 없다는 전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6. 행사장에 배치하는 물품들은 모두 행사일 전에 포장까지 뜯어서 확인하기
이번 행사의 규모가 큰 편은 아니었지만, 현수막, X배너, 포스터, 명찰목걸이 등 여러 물품을 제작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행사일 전에 물품들을 검수했지만, 모든 물품들을 꼼꼼히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현수막의 경우 발표 스크린 양 옆에 배치할 수 있도록 2개를 제작했는데 그 중 하나만 확인을 했습니다(현수막은 2개인데 1개만 확인한 그날의 제가 아직도 밉습니다).
그런데, 확인을 하지 않은 오른쪽 현수막의 구김이 심한 것을 당일 현장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최대한 구김을 없애기 위해 행사장 주변 세탁소를 찾아가서 다림질까지 해 보았지만, 구김을 깨끗이 필 수는 없었습니다. 나중에 상황을 돌이켜 보니, 오른쪽 현수막은 구김을 방지하기 위해 원통형으로 말아놓은 것이 아니라, 여러 번 접힌 채로 보관이 되어 있었습니다. 미리 확인을 했었으면 행사일 이전에 구김을 핀 다음 원통형으로 잘 말아 보관하거나, 아예 새로 제작을 하는 등의 방법을 쓸 수 있었을 텐데, 행사일 현장에서는 마땅한 방법이 없었습니다.

행사일 전에 문제 상황을 미리 확인할 수 있어야 해결방법도 마련할 수 있습니다. X배너의 경우 행사 전날에 박스를 뜯어서 조립을 하면서 작은 부품 하나가 빠져 있는 것을 확인했고, 행사 당일 오전에 다른 X배너 세트를 빌려서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행사를 준비하신다면, 행사장에 배치할 중요 물품들을 리스트로 정리하고 ‘확보완료’ 여부뿐만 아니라, ‘최종검수’ 여부까지 체크 항목으로 만들어서 관리하시는 것을 권장드립니다(저는 물품관리의 최종값이 ‘확보완료’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야 X배너는 부품까지 살펴봤으면서 정작 현수막은 2개중 1개만 살펴보는 등의 안일한 실수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7. 청중 접수는 한 명도 빠짐없이 진행하고 대리참석 여부까지 확인하기
행사장에서 청중 접수를 할 때, 기존에 신청했던 청중 대신 다른 분이 대신 참석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참석변경을 사전에 안내받은 경우에는 문제가 없지만, 현장에서 참석변경을 알려주시는 경우에는 어떤 기관의 어떤 청중을 대신해 참석하시는지를 정확히 체크한 다음에 대신 참석하시는 분의 성함과 연락처를 정확히 확인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정보를 수집하지 않으면, 행사 종료 후에 실제 참석한 청중에게 감사 메시지를 보낼 수가 없게 되고, 행사 참석자 집계에도 어려움이 생기게 됩니다. 이번 행사에서는 어떤 분을 대신해 참석하는지만 확인하고, 대신 참석하신 분들의 정보를 수집하지 않아서 행사 종료 후 팔로우업을 할 연락처를 몇 개 놓치게 되었습니다.
이번 행사에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신원을 도용해 참석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별도의 온/오프라인 티켓이 없는 경우라면 청중 접수 시에는 성함뿐만 아니라 전화번호 뒷자리 등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무단으로 몰래 행사장에 숨어드는 경우를 막기 위해, 행사장 입구에 별도의 스태프를 배치해서 명찰 목걸이 착용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좋습니다.
8. 행사장 세팅을 복구해야 한다면 사진을 미리 찍는다
이번에 대관한 행사장은 세팅과 복구를 모두 직접 진행해야 했습니다. 세팅을 하는 것은 사전에 계획한 배치대로 진행하느라 큰 문제가 없었는데, 복구를 할 때 보니 기존 배치가 어떻게 되어 있었는지 파악하는데 생각지 못한 번거로움을 겪었습니다. 내가 했던 세팅을 그대로 복구하는 것이라면 어느 정도는 기억을 하지만, 남이 했던 세팅을 복구하는 경우는 화분이 원래 어디 있었는지부터 시작해서, 소파 개수가 몇 개였는지, 테이블 순서가 맞는지 등 자잘한 사항들도 꽤나 신경쓰이는 일이 되었습니다.
행사 세팅을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원상복귀를 하면 될 행사장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서 스태프 전체가 공유하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스태프들이 각자 사진을 찍어서 드롭박스나 구글드라이브 등에 올려 놓으면, 세팅 복구를 정확하게 할 수 있는 기준이 됩니다. 대여한 물품이 있는 경우, 어디에 있는 어떤 분에게 반납하면 되는지 등을 메모로 남겨 주셔도 좋습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서 직접 진행하기 전까지는 몰랐을 크고 작은 일들을 알게 되었고, ‘이 정도면 현장에서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은 아예 접어두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행사에서 얻은 다양한 경험과 교훈을 갖고, 다음 행사에서는 보다 꼼꼼하게 행사를 준비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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