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금 캠페인 카피를 잘 쓰기 위한 4가지 방법

카피는 제품 판매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일례로 과거 하인즈 케첩은 병에서 케첩이 잘 나오지 않아서 소비자의 불만이 심했습니다. 점점 시장 점유율을 잃고 있을 때 하인즈 케첩은 다음의 한 줄의 카피를 고안했습니다. “하인즈 케첩은 진해서 잘 나오지 않는다.” 이 한 줄이 하인즈 케첩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놓았고 그 이후 하인즈 케첩은 불티나게 팔렸다고 합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정철이 지은 ‘카피책(COPYBOOK)’을 읽고 카피라이팅 방법론을 비영리조직의 캠페인 카피 작성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분석해 보았습니다. 좋은 카피는 어떻게 쓰는 걸까요? 후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카피를 고민하고 계신 비영리조직 관계자분들이라면 집중해주세요.

[목차]

  1. 구체화하자
  2. 거꾸로 생각하라
  3. 단어를 선점하라
  4. 한 칸씩 쌓아 올리자

1. 구체화하자

아파트 분양을 홍보하는 두 카피가 있습니다.

  • 서울보다 훨씬 저렴한 파격 분양가
  • 용인에 집 사고 남은 돈으로 아내 차를 사줬다.

어떤 카피가 더 마음에 드십니까? 아래 카피가 머리에 더 잘 꽂히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아래 카피는 ‘저렴한 분양가’라는 추상적 관념을 ‘집 사고 남은 돈으로 아내에게 차도 사줄 수 있다’라는 구체적 상황을 통해 설명합니다. 따라서 소비자의 머릿속에 선명하고 구체적인 관념이 생성됩니다. 집도 사고 차도 살 수 있다니? 당연히 아래 광고에 매력을 느끼겠지요.

사람들은 추상적인 것을 쉽게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카피를 보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나 관념을 만들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 다른 예가 있습니다. 이번에도 아래 카피가 더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합니다.

  • 시리아에서 민간인들이 보호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 시리아 알레포 주민 150여 명이 인도주의 물자 배급을 받던 중, 공습으로 사망했습니다.

왜 사람은 구체성을 좋아할까요? 실제로 뇌는 글자보다 이미지를 좋아하고 빠르게 반응한다고 합니다. 뇌는 기본적으로 이미지 중심으로 사고처리를 하기 때문입니다. 美 아마존 2008 Best Business Book으로 선정된 마법의 냅킨의 저자 댄 로암은 ‘사람의 감각기관이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시각이 75%를 담당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구체적인 카피는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맴돌던 추상적인 정보를 구체적인 이미지로 정리해줍니다. 마치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구체적 카피는 정보를 뇌가 선호하는 형태로 가공하여 메시지를 더 쉽게 이해시키고 기억시킵니다.

2. 거꾸로 생각하라

카피에서도 ‘남들이 Yes라고 말할 때, No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지난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서 이재정 후보는 ‘않겠습니다.’를 반복한 카피를 사용했습니다. 모든 후보들이 선거철만 되면 ‘하겠습니다.’라고 하니 차별점을 두기 위해서 역발상을 한 것입니다.

비영리조직의 캠페인에는 이렇게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당신의 후원이 어린이를 지킵니다 → 당신 없이는 어린이를 지킬 수 없습니다
  • 당신의 관심은 우리의 힘입니다 → 당신의 관심 없이 우리는 해낼 수 없습니다
  •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 차별받는 세상이 계속됩니다

단순히 부정형으로 바꾸는 것이 어떻게 후원자의 후원 의사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미국 콜롬비아 대학의 심리학자인 토리 히긴스 교수는 인간의 동기를 접근 동기와 회피 동기인 두 가지로 구분하여 설명하였습니다. 상황에 맞는 동기를 자극할 수 있는 메시지를 설계하면 효과적인 행동 유도 또는 태도 형성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중 회피 동기는 ‘어떤 상황이나 문제를 피하기 위한 동기로 불안, 공포 등의 감정과 연결된다’라고 합니다. 특히, 단기적 목표 달성에 관한 문제를 다루는 경우와 보상이나 결과가 불명확한 경우 보상 대신 위험을 강조하는 회피 동기가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 johnhain, 출처 Pixabay

따라서 사람들이 그 효과를 피부로 느끼기 어려운 후원의 경우, 또는 질병, 죽음 등의 단기적 부정적 효용이 큰 경우 ‘후원을 하지 않는 것의 부정적 결과’를 강조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3. 단어를 선점하라

많은 기업들이 한 단어나 슬로건에 집중한 광고를 여러 가지 형태로 내보냅니다. 가령 식품 전문 업체인 풀무원의 경우, ‘바르게’라는 단어에 집중했습니다. 모든 광고에 ‘바르게, 풀무원’이라는 카피를 집어넣고 파생형으로 ‘바른 먹거리 풀무원’ 카피를 사용했습니다.

‘바르게’를 강조하는 풀무원 슬로건

같은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여 단어를 선점하는 것이 어떻게 사람들의 구매/후원 의사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사람들이 정보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확인해 보겠습니다.

소비행동론에 따른 사람의 정보 처리 모델은 5가지 단계로 구분됩니다. 노출, 추의, 이해, 기억, 태도 순입니다.

  • 노출 단계 – 마케팅 정보에 노출됨
  • 주의 단계 – 마케팅 정보에 대한 관심을 가지며 관여도에 따라 주의 수준이 결정됨
  • 이해 단계 – 획득된 마케팅 정보를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함
  • 기억 단계 – 마케팅 정보의 일부를 기억하여 후에 관련 정보를 습득하면 이해 단계를 건너뛰고 행동함
  • 태도 단계 – 받아들인 정보를 기반으로 브랜드/제품에 대한 태도가 형성됨. 구매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줌.

우선 단어를 선점하게 되면 그 단어가 눈에 띌 때마다 해당 기업을 떠올리게 되므로 소비자에게 브랜드/제품 정보를 반복적(지속적)으로 노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단어를 통해 기업의 정체성을 전달하기 때문에 이해도 쉽습니다.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가치를 반복적으로 학습하였기 때문에 브랜드/제품의 의미가 강화되고, 나중에 똑같은 단어를 보면 해당 기업을 떠올리게 됩니다. 가령, ‘바른’ = ‘풀무원’과 같은 형태로 정보를 처리하게 되는 것입니다.

단어 선점은 제품이나 기업의 홍보(sharing)에도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 와튼 스쿨 마케팅학 교수가 쓴 ‘컨테이져스, 전략적 입소문’에 따르면 전염성에는 6가지 법칙이 있습니다. 이 중 계기의 법칙이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람들의 머릿속에 많이 떠오를수록 공유될 가능성이 높다. 제품을 사람들이 많이 접하는 익숙한 것과 결합시키거나 반복적으로 노출시켜 사람들의 연상을 유도하고 트리거로 활용하는 전략이 가능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익숙한 것과 아이디어를 결합할 때 그 연상 범위가 너무 넓으면 효과적인 입소문이 어렵다. 유니크한 트리거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 조나 버거 <컨테이저스 전략적 입소문>

따라서, 단순하게 긍정적인 단어를 계속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기존에 쓰이지 않은 단어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헌혈은 사랑입니다. 보험은 사랑입니다.’같은 경우 사랑이라는 단어는 연상 범위가 매우 넓기 때문에 그 단어를 특정 기업이나 단체로 연결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4. 한 칸씩 쌓아 올리자

네 번째 원칙은 하나의 톤&무드를 가진 카피를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것입니다. 일례로 POSCO(포스코)는 연속되는 캠페인 슬로건을 통해 철강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공익적인 기업 이미지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과거 포스코가 진행했던 광고들의 카피를 살펴보겠습니다.

  • 2003년 : 소리 없이 세상을 움직입니다.
  • 2008년 : 철이 있어 세상은 더 즐겁고 아름다워집니다
  • 2013년 : 세상의 베이스가 되다
  • 2014년 : 누구에게나 포스코가 있다

모두 진중하고 담담한 톤을 유지하면서 ‘포스코가 만든 철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을 움직인다’ 동일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수년에 걸쳐 하나의 메시지를 하나의 톤으로 줄기차게 전달한 끝에 포스코는 ‘묵묵하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는’ 이미지를 얻게 되었습니다.

브랜드 이미지는 쉽게 형성되지 않습니다. 모든 채널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동일한 느낌을 주어야만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가 형성됩니다. 따라서 일관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단별적으로 좋은 카피 아이디어가 나오더라도 일관성을 해칠 수 있다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카피를 잘 쓰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위와 같은 방법론을 공부하면 누구나 좋은 카피를 쓸 수 있습니다. 캠페인 내용과 기관의 퍼스날리티에 알맞은 카피는 그 내용과 단체를 더욱 돋보이게 해 줍니다.

언젠가 TV 광고 속 기업들의 카피보다 더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 비영리조직의 카피들이 생겨 기부 문화와 후원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를 기대합니다.

※ 책에는 위 내용 외에도 리듬 살리기, 의성어와 의태어의 활용, 패러디, 반복과 나열 같은 다양한 카피 작성 요령이 담겨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꼭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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