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금 전문가를 위한 광고제 수상 모금 아이디어

얼마 전 4대 광고제 중 하나인 클리오 어워드(Clio Awards) 수상작 발표가 있었습니다.

2000년대에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2010년대 초반에는 새로운 기술이 중심이었다면 최근 광고계에서는 사회적 이슈를 다루지 않고는 수상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최근 광고제의 가장 큰 트렌드는 바로 이 사회적 이슈(Social Agenda)이기 때문에 많은 수상작 역시 사회적 이슈를 다루고 있습니다.

주요 광고제 중 클리오 광고제는 캠페인의 실행 규모 보다 신선한 아이디어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예산이 부족한 비영리조직에서 참고하기에 좀 더 적합한 아이디어들이 많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2017 클리오 어워드(Clio Award)에서 수상한 작품 중 비영리조직에서 대중 모금, 대면 모금(F2F)를 할 때 모금 전문가가 참고할 만한 작품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전 세계 광고제를 휩쓴 화제작, Fearless Girl

올해 광고제의 가장 큰 화제작은 역시 Fearless Girl입니다. Wall Street에 있는 유명한 황소 상이 ‘남성적 자본주의’를 상징한다면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설치한 작품, ‘Fearless Girl’은 ‘여성적 리더십’, ‘유리천장에 대한 저항’ 등을 상징합니다.

(C) Anthony Quintano @Flicker
(C) Phil Whitehouse @Flicker

유명한 황소상 바로 앞에 설치된 이 작품은 곧바로 Wall Street의 남성주의적 문화에 대한 비판, 유리천장에 대한 이슈, 자본주의에 대한 반감, 그리고 본 작품이 단순한 마케팅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까지 이어지며 엄청난 이슈가 되었습니다. 국내 뉴스에까지 나왔으니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되었다 할 수 있겠네요.

그 결과, 칸 라이언즈 2017에서는 4개 부분(Glass Lion / PR / Titanium / Outdoor)의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전 세계를 사로잡은 작품으로 다시 한 번 이슈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 우리에게 왠지 익숙하지 않습니까? 아마 한국에서 등장한 ‘버스에 탄 소녀상’ 때문일 것입니다. 시기적으로 ‘버스에 탄 소녀상’이 ‘Fearless Girl’ 뒤에 등장했는데, 캠페인의 구조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성남시 제공

1) ‘위안부 문제’ 라는 사회적 이슈를 ‘소녀상’이라는 구체적인 실체로 만든 것, 2) ‘소녀상’을 대중에게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친숙한 교통수단인 버스에 작품을 설치한 것, 3) 그 자체가 이슈화되며 언론을 통해 많은 대중에게 전달된 것. ‘소녀상’이 ‘난민상’으로 바뀌어도 캠페인 방식은 그대로 유지될 수 있겠지요. 문제를 구체적으로 알리고 싶은 많은 비영리조직이 참고할 만한 캠페인 Format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다르게 보기의 정석, #NoMoreBlackTargets

이번에는 주로 클리오 광고제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아이디어입니다.

전 세계 총기 사격장에서의 타깃은 언제나 흰색 배경에 검은색 사람 모양입니다. 누구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형식을 ‘조금 다르게 본 것’이 생각의 전환을 이끄는 좋은 캠페인으로 이어졌습니다.

‘검은색 타깃 = 흑인’이라는 관점에서 진행한 이 캠페인은 #No More Black Target이라는 주제로 문제의 심각성을 직관적으로 알리고 체험시키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가장 쉬운 광고 유형이기도 하고, 가장 어려운 유형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항상 기존에 보던 방식(Frame)으로 사물을 바라보기 때문에,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비영리조직에서 생각하는 사회적 문제를 의식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의 ‘하나도 기쁘지 않습니다’ 캠페인의 경우 우리가 흔히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는 ‘남자다움’, ‘여성에 대한 편견’이 무엇인지를 앰네스티만의 시각에서 해석한 것이지요.

2016년 8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X 아이즈 여성 인식개선 캠페인

모든 비영리조직은 고유한 관점이 있기 때문에, 조직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볼 때 낯선 것을 발견하는 기법은 비영리 분야의 캠페인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3) Right People, Right Place – 8평의 시리아

8평의 시리아 캠페인은 재미있게도 저희가 예전에 기획했던 캠페인과 거의 유사합니다. : ) 해외에서도 같은 생각을 했었던 것 같네요. 우선 캠페인 영상을 보시지요.

사실 이 캠페인의 경우 아이디어 자체가 특별하진 않습니다. 시리아 난민의 상황을 그대로 옮겨서 체험을 하게 만든 것이고 이러한 사례는 과거에도 많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캠페인이 특별한 이유는 ‘이케아’라는 공간 때문입니다. 이케아는 가족 단위로 방문을 하고(Right People), 특정한 공간에 관심을 갖고 보는 장소이자 자연스럽게 방에 들어갈 수 있는 동선을 설계된 장소(Right Place)입니다. 즉 시리아의 상황을 체험하기에 가장 적합한 맥락(Context)이 고려된 캠페인이기에 수상까지 이어졌습니다.

만약 이 캠페인이 단순히 F2F 부스나 IFC 몰에 설치되었다면 이 정도의 영향력은 없었을 것입니다. 들어가기 전부터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예측되기도 하고, 굳이 아이들과 함께 들리기도 쉽진 않지요.

똑같은 캠페인이라도 페스티벌, 캠핑장, 회사, 병원, 놀이공원, 바닷가 등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Impact를 만들 수 있습니다.

4) 직접 환자가 되어보기 – Ward+Robes

직접 누군가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많은 비영리조직이 다양한 모금 캠페인을 펼치지만, 많은 경우 후원자나 수혜자의 입장보다는 비영리조직의 입장을 대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Starlight Children’s Foundation Canada은 직접 환자가 된 청소년들의 입장이 되어 보았습니다.

환자들이 입는 가운은 언제나 흰색이어야 하고, 아무런 무늬가 없어야 치료와 관리에 있어 효율적이라는 사실은 우리가 아는 상식이자 고정관념입니다.

패션에 민감한 청소년들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바꾸고 싶까요? 웹사이트에서는 어린 환자용 가운을 직접 디자인할 수 있는 ToolKit을 제공하여 디자이너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캠페인이 지속적이고 치료에 효과적이진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린 환자들에게 관심을 갖고 활동하는 기관의 진정성은 잘 전달된 것 같네요. 사실 이러한 광고 유형은 미디어에 노출시키는 목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단 유명해지는 것’ 이 중요합니다. 가장 먼저 기관의 인지도가 높아져야 그 뒤 후원을 이끌 수 있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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