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모금 시장의 특징

대한민국의 모금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 역사를 보면 60년에 불과합니다. 이런 짧은 기간 동안 성장한 한국 모금 시장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1. 격차가 크다

한국의 모금 시장은 타 국가에 비해 심하게 편향되어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2014년 모금액 상위 1.2% 기관이 전체 모금액의 77.6%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그에 비해 하위 64.6%는 불과 1%를 차지했습니다.1)

1)고경환. 2016. “사회복지분야 민간 모금기관 간 모금의 격차 현황과 과제”,『보건복지 이슈 앤 포커스』 제315호. p.2.

상위 비영리조직의 모금액을 살펴보면 2014년 기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5,833억 원, 대한적십자사 702억 원, 유니세프한국위원회 1,169억 원, 월드비전 2,353억 원, 어린이 재단 1049억 원, 기아대책 623억 원 등입니다.​

또한 모금액 상위 조직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1)정부 주도 조직, 2)대형 국제 NPO, 3)기독교 계열 단체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특징이 나타나는 이유는 한국의 모금 역사와 제도를 살펴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격차가 생기는 모금 시장은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정부 주도 조직이 너무 크면 복지 활동이 정부 정책의 영향 아래에 있을 수 있으며 조직의 성격에 따라 복지 활동이 특정 성향을 띨 수 있습니다. 또한 새로운 NPO가 성장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NPO는 다양한 시각을 가진 다양한 시민들이 사회를 다채롭게 만드는데 그 의의가 있기 때문에 모금 시장의 편향을 해결하는 것이 지금 한국 모금 시장의 큰 숙제인 것 같습니다.

2. 1:1 아동 결연의 인기

기부를 통해 해비타트처럼 집을 짓거나 지역 사회의 인프라 후원, 의약품 후원 등 특정 아동과 일대일로 결연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 전체를 후원하는 등 다양한 기부가 있지만, 한국에서의 기부는 특정 아동에게 후원을 한다는 인식이 강합니다.

2000년도 전후에는 특히 1:1 아동 결연 사업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였고 대중적 인지도 역시 높았습니다. 2011년도 기준 1:1 아동 결연 사업은 해외 사업 소요 예산의 32.5%에 해당하는 1,633억을 차지합니다. 기부는 다양한 분야에 가능하지만 유독 아동 결연 사업의 비중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국은 불과 몇 십 년 전에 전쟁을 겪었던 국가이고 전쟁 후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전쟁고아였습니다. 그러한 시기에 해외 기관의 원조는 우리가 열악한 상황을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어려운 시기를 견뎠던 한국이 이제는 남을 도울 수 있는 입장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에서는 그동안 받았던 도움을 보답하기 위해 50년 전 한국과 같이 고통받는 아동들을 돕고자 하는 기부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후원 아동과의 정서적 교류가 후원의 큰 이유를 차지합니다. 1:1 아동 결연을 할 경우 아이의 사진, 편지 등이 후원자에게 주기적으로 전달됩니다. 후원자의 기부가 후원 아동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알 수 있고 아동과의 유대감이 지속적인 기부로 이어집니다. 많은 조직에서 1:1 아동 결연 프로그램의 비중을 높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기부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기부의 지속성이 높기 때문이지요.

3. 아직도 높은 성장 가능성

한국은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가 된 유일한 국가입니다. 불과 몇 십 년 전에 원조를 받던 국가가 이제는 원조를 하게 됐습니다. 이런 변화는 전례 없던 결과였고 모금액을 받던 나라였기에 기존에는 기부라는 개념조차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에 맞춰 가장 성장한 조직들은 대규모 해외 NPO입니다. 한국을 도와주던 해외 NPO가 변화에 맞춰 한국에서 모금을 받아 다른 나라를 지원하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해외 NPO와 정부를 중심으로 한국에도 모금이라는 개념이 정립되었고 이에 맞춰 모금을 위한 법도 갖춰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에 준비가 되어있는 한국 NPO는 많지 않았습니다. 현재 한국에는 다양한 NPO가 존재하지만 아직은 당시 성장했던 NPO에 비해 규모가 작고 대중들의 인지도도 역시 낮습니다. 또한 새로운 NPO도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라기에는 아직은 부족합니다. 아직은 기부문화가 정착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지요. 반대로 한국의 모금 시장은 아직도 배워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2010년도 이후 많은 글로벌 NPO가 아직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한국에 진출하면서 더욱 치열한 모금 시장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 모금 시장의 특징을 알아보았습니다. 요약하자면 1)편중되었고 2)아동결연 위주이며 3)아직도 높은 성장 가능성 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모금 시장은 특정 후원 단체나 후원 프로그램에 치중된 기부에 인식을 바꿔나간다면 굉장히 큰 성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부하는 나라로 바뀐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사람들은 기부 문화에 대해 늘 관심을 갖고 실제로 행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크라우드펀딩, 가치소비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부에 대한 인식과 문화가 성숙해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NPO들이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어나고 있으며 또한 많은 후원자들이 이들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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